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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공예

나전칠기의 재해석 – 전통이 빛나는 명품 디자인

by dailymood7 2025. 4. 4.

1. 반짝임을 넘어선 깊이 – 나전칠기의 본질

나전칠기를 처음 본 사람은 대부분 ‘예쁘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반짝임 너머에는 단순한 장식 이상의 세계가 있다.
나전칠기는 얇게 깎은 조개껍질(자개)을 나무나 금속, 옻칠된 표면에 한 조각씩 손으로 박아 넣는 한국 고유의 전통 공예다.
겉으로는 화려하고 정교하지만, 그 공정은 시간과 인내의 결정체다. 자개를 자르고 붙이는 데만 수십 시간이 걸리고, 그 위에 다시 옻을 바르고 닦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한다.


조선시대에는 왕실과 양반가에서 애장품으로 간직되었고, 선비들은 나전 문갑에 붓과 벼루를 넣어 사용하며 자기 수양의 공간으로 삼기도 했다.


이처럼 나전칠기는 단순한 공예품이 아니라, 시간을 품은 오브제였다. 그리고 그 가치는 지금, 다시 조명받고 있다.

 

2. 유물에서 브랜드로 – 명품이 된 전통

나전칠기는 한때 ‘어르신들 집에 있는 장식장’ 정도로 여겨지며 젊은 세대의 관심에서 멀어졌었다. 그러나 요즘은 정반대다.


루이비통이 한국 자개 기술을 적용한 트렁크를 선보이고, 삼성전자는 한정판 스마트폰 케이스에 전통 나전 문양을 입혔다.
전통의 깊이가 현대적 감각과 만나면서, 나전칠기는 다시 ‘명품’이 되고 있다.


특히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 중에서는 나전칠기를 응용해 가구, 액세서리, 심지어 인테리어 타일까지 디자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들은 전통 기술을 단순히 재현하지 않고, 새로운 소재와 결합하거나 미니멀한 감성에 맞춰 재배치함으로써 전통을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복원이 아니라, 브랜드로서 살아 움직이는 전통의 재해석이다. 한 시대를 담았던 장인이 만든 기술이, 지금은 세계로 뻗어가는 디자인 언어가 되어가고 있다.

 

나전칠기의 재해석 – 전통이 빛나는 명품 디자인

3. 나전칠기와 MZ세대 – '올드'에서 '힙'으로

나전칠기를 구매하는 사람이 달라지고 있다. 예전처럼 수장용이 아닌, 일상에서 즐기고 쓰기 위해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특히 MZ세대는 나전칠기의 디테일과 정성, 그리고 하나뿐인 결과물에서 ‘감성’을 읽어낸다.
반복되는 패턴이 아닌, 조금씩 다른 자개의 결, 옻칠 위에 맺힌 자연광의 은은함은 대량 생산 제품에서 느낄 수 없는 존재감을 가진다.


그래서 요즘엔 나전칠기 이어폰 케이스, 자개 북마크, 나전 패턴을 넣은 키링, 심지어 자개 파편을 활용한 네일아트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제 나전칠기는 ‘과거의 공예’가 아니라, 일상을 채우는 콘텐츠가 된 셈이다.
전통은 과거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쓰이고 즐기고 소비될 때 살아난다. 그리고 그 방식은 너무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한 조각의 자개 반짝임만으로도, 사람들은 그 안의 이야기를 읽는다.

 

4. 장인과 디자이너, 그리고 기술 – 공예의 미래를 함께 짓다

최근 나전칠기 분야에서는 장인과 디자이너, 그리고 기술 개발자가 함께 하는 하이브리드 협업이 활발하다.
예를 들어 전통 방식으로 자개를 준비한 후, 레이저 커팅과 3D 모델링을 통해 패턴을 정교하게 재현하거나, 친환경 옻 대신 인체에 무해한 신소재를 적용하는 시도도 등장하고 있다.


또한 콘텐츠 산업에서도 나전칠기는 새로운 시각으로 다가온다. 나전 무늬를 기반으로 한 NFT 디자인, 인터랙티브 전시, 디지털 굿즈 등 전통을 디지털 콘텐츠로 확장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제 나전칠기는 한 시대의 장인정신을 넘어, 브랜드와 기술, 창작의 교차점에서 새로운 길을 열고 있는 중이다.
이 흐름은 결코 일회성 유행이 아니다. 전통은 단단한 뿌리와 함께 앞으로도 디자인의 최전선에서 진화하며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그 변화의 순간에 함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