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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공예

옻칠 공예의 재해석 – 고급 가구로 부활한 천연의 멋

by dailymood7 2025. 3. 30.

1. 수천 년의 역사, 옻칠 공예의 전통과 철학

옻칠은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서 수천 년 동안 전해져 내려온 자연 기반의 표면 처리 기술이다. 옻나무에서 채취한 수지를 이용해 나무, 대나무, 금속 등에 칠하면 방수성과 내구성을 높이는 동시에 독특한 광택을 더할 수 있다.


한국의 옻칠 공예는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에 특히 발달했으며, 사찰 용품, 가구, 문갑, 식기류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었다. 옻칠은 단순한 장식이 아닌, 시간과 정성을 들여 천연으로 만들어지는 고유의 멋이다.


하지만 산업화 이후 화학 도료가 대중화되면서 옻칠 공예는 점차 자취를 감추게 된다. 기술도 복잡하고, 작업 시간도 오래 걸리며, 고유의 냄새와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 등으로 기피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속 가능성과 자연 친화적 라이프스타일이 주목받으면서, 옻칠 공예는 다시금 부활하고 있다. 천연의 멋과 장인의 철학이 담긴 전통 기술로서 새로운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2. 옻칠의 현대적 재해석 – 감각적인 고급 가구로 탄생하다

오늘날 옻칠 공예는 전통적 기법에 현대 디자인을 접목한 고급 가구로 재탄생하고 있다. 과거의 유산을 그대로 계승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대적인 감성에 맞게 재해석함으로써 공간의 품격을 높이는 요소로 자리 잡은 것이다.


유려한 곡선의 서랍장, 깊이 있는 검정 광택의 테이블, 다채로운 색감으로 마감된 벤치 등은 단순한 가구가 아니라 공간을 완성하는 예술 작품으로 인식된다.


특히 옻칠 특유의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광택은 일반적인 래커나 우레탄 도장과는 확연히 다른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는 고급 호텔, 갤러리, 프리미엄 레스토랑 등의 인테리어에서 적극적으로 채택되고 있다.


국내의 일부 디자인 가구 브랜드는 옻칠을 활용한 한정판 제품을 제작하거나, 옻칠 작가와 협업해 고급 오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는 장인의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진정성 있는 디자인을 찾는 소비자들의 니즈와 맞아떨어지며 주목받고 있다.

 

3. 지속 가능한 공예로서의 옻칠 – 친환경 고급 소재의 부상

최근 소비자들은 단지 ‘예쁜 제품’을 넘어서, 환경을 생각한 제작 방식과 지속 가능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 흐름 속에서 옻칠은 다시 조명받는 전통 기술이 되었다.


옻칠은 100% 천연 수지로 만들어져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으며, 유해 물질이 없는 친환경 마감재로 평가된다. 또한 칠을 반복하며 표면을 마감하는 과정은 내구성을 극대화시키고, 시간이 흐를수록 자연스러운 색감과 광택이 살아나면서 시간의 흔적을 멋으로 만드는 특성도 지닌다.


플라스틱 가구, 대량 생산된 MDF 가구와 달리, 옻칠 가구는 수작업을 기반으로 제작되어 **탄소 배출을 줄이고, 긴 수명을 보장하는 ‘슬로우 퍼니처(Slow Furniture)’**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옻칠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의 고급 친환경 인테리어 브랜드들 사이에서도 차세대 고급 마감재로 주목받고 있다. 전통 기술이 지속 가능성과 미적 가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현대적 해답이 된 셈이다.

 

옻칠 공예의 재해석 – 고급 가구로 부활한 천연의 멋

 

4. 옻칠의 감성, 일상 속으로 – 오브제와 체험 콘텐츠

옻칠은 이제 단지 고급 가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작은 생활 오브제나 체험형 콘텐츠로 일상 속에 스며들며 새로운 방식으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소형 트레이, 찻잔 받침, 수저 받침대, 연필꽂이 같은 아이템에 옻칠이 입혀지면서, 소소하지만 고급스러운 생활용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작지만 가치 있는 것”을 추구하는 미니멀한 소비문화와 맞닿아 큰 호응을 얻는다.


또한 옻칠 공예 체험 클래스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일부 공방에서는 옻칠 숟가락 만들기, 나무 소품 옻칠 체험, 자연 염색과 옻칠의 결합 워크숍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MZ세대에게는 힐링 콘텐츠로, 아이들에게는 자연친화적인 교육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단순한 취미 활동을 넘어, 전통을 체험하고 내 삶에 스며들게 하는 일종의 라이프스타일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처럼 옻칠 공예는 지금, ‘기술’에서 ‘문화’로, ‘전통’에서 ‘일상’으로 이동 중이다. 그리고 그 길의 끝에는 ‘천연의 멋’을 간직한 새로운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